<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는 말수 적고 낯가림이 심한 이이즈카가, 퇴사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냥저냥 살고 있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의미없이 살다 보니 아침마다 공허해지는 마음이 드는 그녀에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친구 오오토모 덕분에, 조금씩 단단해지고 생기 있게 달라져가는 이이즈카의 일상을 보면서, 조금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1. 줄거리
이이즈카는 아침 알람이 울리면 느릿하게 일어나서, 자전거를 타고 편의점으로 출근을 합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동네도 아직 어색하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아직 적응 못한 상태입니다. 퇴근 후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채소 꾸러미를 보낸 엄마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부모님은 이이즈카가 아직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엄마와 의미 없는 근황을 나누고 허전한 마음을 안고 잠이 듭니다. 이렇게 이이즈카는 아침이면 무기력하게 일어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하면 편의점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하며 무의미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말수도 적고 낯가림도 심한 편인 그녀는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도 살짝 힘들어하고, 대학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에 자존감도 낮아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으로 물건을 사러온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를 만나면서 조용하던 삶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오오토모와 볼링도 치고 술도 마시며 이이즈카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오오토모 덕분에 삶에 활기를 찾으면서 어색했던 편의점 직원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이즈카와 오오토모는 술집에서 1차를 한 후 오오토모의 집에서 2차를 하고 오오토모네 집에서 같이 자기로 합니다. 집에서 2차로 맥주를 마시며 본인들의 이야기를 하던 중 이이즈카는 취업 후 직장을 그만둔 사연을 털어놓게 됩니다. 대학 졸업 후 취직한 직장에서, 일을 못한다고 매일 혼났던 일, 밥 먹듯이 잦은 야근 때문에 택시로 귀가하거나 만화방에서 지냈던 일, 동료들은 요령 좋게 승승장구하는데 자기만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졌던 일 등, 그래서 결국 못 견디고 스스로 도망치듯 그만둔 사실을 털어놓으며, 이이즈카는 오열합니다. 그런 그녀를 오오토모는 따뜻하게 위로하고 서로를 다독이며 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이이즈카는 오오토모의 식구들과 즐겁게 아침 밥을 먹고 헤어집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용기를 낸 이이즈카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그만둔 사실을 어렵게 털어놓습니다. 반년동안 말도 못 하다가 어렵게 꺼낸 이야기를 엄마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받아들여 줍니다. 괜찮다...앞길 창창한 나이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동안 애썼다...아빠한테는 엄마가 얘기하마...너만 건강하면 된다며, 오히려 엄마는 이이즈카를 위로해 줍니다. 안도와 고마움으로 환해지는 이이즈카, 그렇게 엄마와 아무렇지 않게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이이즈카는 그동안 방치해 뒀던 엄마의 채소들을 꺼내 카레를 만들어보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인스턴트 카레를 먹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이이즈카는 편의점에서 동료들과 웃으며 대화도 하고, 전보다 익숙해진 모습으로 생기를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2. 느낀 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이즈카는,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한없이 작아진 마음으로,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도 생기 없이 느릿하게 일어나고, 편의점에서 일은 하고 있지만,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 때문에 수시로 우울해합니다. 밖으로 던져진 우리들도 조금씩은 우울하고, 남들과 비교당하면서 작아지기고 하지만, 어떻게든 뒤처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한데 사회 초년생은 더하겠지요. 부모님과 떨어져 자신의 삶을 오롯이 혼자 책임져야 한다면, 수시로 공허해지는 순간들이 닥칠 겁니다. 누구나 좋은 직장 취직해서 부모님께 떳떳하고 싶고, 우연히 만난 동창과도 자신 있게 인사하는... 그렇게 남들처럼 살아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움츠러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혹시 지금 나의 상황이 앞이 안 보이는 깊은 터널 속이라 하더라도 중간에 포기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됩니다. 가다 보면 터널은 끝이 납니다. 봄을 준비하던 새싹들이 3월에 내린 폭설로 놀라기는 했어도, 눈이 녹으면 움츠렸던 시간만큼 더 빨리 꽃을 피우듯이 더 힘차게 도약하는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너무 힘들 때, 조용히 어깨를 빌려주는 인생 친구 한두 명만 있다면 중도에 주저앉아 삶을 포기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이즈카가 무기력할 때는 엄마가 정성스럽게 보내준 채소꾸러미가 짐스럽게만 보였는데, 조금 달라진 마음은 엄마의 채소를 만지게 하는 것처럼, 모든 일이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합니다. 조용하던 이이즈카의 마음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준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와 같은 고마운 친구와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