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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불우한 스미다, 외톨이가 되다, 총평

by beautyearth2025 2025. 4. 18.

<두더지>는 더 이상 추락할 곳 없는 외로운 스미다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입니다.

불우한 스미다

<두더지>는 중학교 3학년 스미다가 절망 속에서 살고 싶다 외치는 절규와도 같은 영화였습니다.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많은 것을 잃은 사람들의 피폐해진 생활과, 그래도 어떻게든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는 목소리들을 내기도 하는 혼란스러운 시절이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스미다의 가정환경도 그다지 형편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스미다는 엄마와 한적한 저수지에서 보트대여점을 운영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하고 보트대여점이나 하면서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스미다의 집 주변에는 대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고 노숙자가 된 요루노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같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스미다는 그들에게 매우 친절했으며, 최대한 편의를 봐주며 잘 지내려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요루노는 스미다를 좋아하여, 새벽 마라톤도 같이 뛰고는 했습니다. 그의 엄마는 아버지와 이혼 후 형편없는 남자를 집에 끌어들이기도 하고, 그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돈을 내놓으라며 스미다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조용히 살기를 원하는 그를 주변이 가만 두지를 않습니다. 그는 엄마도 싫어하지만 아버지를 더욱 경멸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스미다에게 필요 없는 인간이라며 죽고 싶으면 죽어도 된다는 말과, 어릴 적 물에 빠진 스미다를 구하지 말고 보험금을 탔어야 한다는 말을 수시로 하며, 그를 괴롭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잘 지내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외톨이가 되다

스미다는 이참에 학교는 때려치우고 보트대여점을 운영하며 살아가리라 결심합니다. 동네의 같은 반 친구 차자와는 스미다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스토커처럼 스미다를 지켜보거나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스미다가 결석을 하자 그를 찾아옵니다. 차자와는 평범해 보이는 여학생이지만 새엄마의 구박으로 정신적 결핍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스미다에게 더 집착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차자와는 곤경에 빠진 스미다를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지만, 스미다는 그녀를 밀어냅니다. 엄마 없이도 잘 지내려 노력하는 그에게 어느 날 아버지를 찾는 사채업자들이 들이닥칩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빚 600만 엔을 당장 갚으라며 협박을 합니다. 스미다가 폭행을 당하자 그냥 지켜볼 수 없었던 요시노는 자신이 대신 갚겠다며 큰소리를 칩니다. 큰소리는 쳤지만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요루노는, 전에 만났던 소매치기를 찾아가  돈이 필요하다며, 돈을 훔치러 가자고 합니다. 어느 건달의 집에 몰래 들어간 그들은 돈을 훔치는 과정에서 건달을 죽이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돈을 구한 요시노는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갚습니다. 점점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스미다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또 찾아옵니다. 돈을 달라며 스미다에게 또다시 예전과 같이 죽으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스미다는 결국 폭발하고 아버지를 죽이고 맙니다. 아버지를 매장한 후 모든 것을 포기한 스미다는 자수도 않고, 죽지도 않을 것이다, 먼지보다 못한 인생이지만 한 번쯤을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악인을 찾아 나섭니다.

총평

스미다는 먼저 사채업자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죽이겠다 작정을 하고 갔는데 사채업자는 요루노가 빚을 갚았다고 얘기해 줍니다. 화가 난 상태로 집에 돌아온 스미다는 요루노 일행을 집에서 쫓아냅니다. 그 이후 그는 매일매일 악인을 찾아다니지만, 천성이 착했던 그는 실행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그의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차자와는 스미다에게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자수를 권합니다. 지쳐가던 스미다는 차자와와 함께 자수를 하러 달려갑니다. 

<두더지>는 더 이상 추락할 곳 없는 외로운 스미다를 통해,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슬프고 혼란스러운 그 시절 일본의 상황을 짐작하게 해 줍니다. 한편으로는 영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스미다의 성장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엔딩을 보면서 문득 스미다는 사회에 필요한 어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간절히 살고자 하는 스미다가, 삶의 끈을 놓으려 위태롭게 흔들리면, 차차와와 요루노 일행이 잡아주며 버틸 힘과 용기를 주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모든 이들에게 힘을 내 다시 일어서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채빚을 대신 갚아주며 스미다는 우리의 미래이기에 지켜줘야 한다며 요루노의 말처럼, 끝내 포기 않고 용기를 내준 스미다와, 그의 곁을 지켜준 차자와가 우리들 미래의 모습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