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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본 유학기 26>90년대 일본 여성들의 자유로움, 마무리하며

by beautyearth2025 2025. 7. 24.

1990년대 초중반,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저는 거리 곳곳에서 한국과는 사뭇 다른 여성들의 모습에 종종 놀라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모습이 낯설게 여겨졌던 시기였기 때문에, 일본의 거리에서는 여성들이 당당하게 흡연하거나 혼자 술을 마시는 풍경이 처음엔 꽤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90년대 일본 여성들의 자유로움

도쿄의 중심가인 신주쿠나 시부야를 걷다 보면, 여성 직장인들이 퇴근 후 혼자 이자카야에 들러 사케 한 잔을 즐기거나, 담배를 피우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젊은 세대들은 여자라는 사회적 제약보다는, 개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것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기모노시대의 기성세대 여성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기모노 착용을 고수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나 보수적인 가정에서는 공식적인 자리나 행사 때 기모노를 입는 것이 일상적이었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은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로 일본 고유의 미를 표현했고, 거리에서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신주쿠나 시부야 거리에서의 젊은 여성들은 짧은 치마와 화려한 메이크업, 그리고 당당한 흡연과 음주를 눈치안보며 일상처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전통보다는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개성을 중시했으며, 패션 역시 다양하고 화려했습니다. 특히 ‘남장 여자’ 문화나 유흥가에서의 다양한 젠더 표현은 그런 자유로움의 극단적인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놀라웠던 건, 신주쿠 가부키초의 밤문화였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빛나는 골목에는 흔히 볼 수 없는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한 여성들이 걸어 다녔고, 그중엔 여자처럼 화장을 하고 치마를 입은 ‘남장 여자’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처음에는 보는 것도 무섭다고 생각할 정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는데, 시간이 지나니 일본 문화의 한 장르라 여겨졌습니다. 또한 당시 일본 드라마나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도 매우 당당하고 주체적인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그 시절 일본의 여성들은 마치 ‘나의 인생은 내가 선택한다’는 듯한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여성들이 그런 삶을 산 것은 아니었겠지만, 최소한 당시 거리에서, 그리고 문화 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였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마무리하며

1990년대 일본 여성들은 그 당시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당당함을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도쿄 신주쿠나 시부야 거리에서는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고 혼자 술을 즐기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직도 여성 흡연과 음주가 사회적 시선에 제약을 받던 시기였기에, 일본 여성들의 자유로운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취향과 삶의 방식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사회적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일본 여성들의 당당함은 단지 외적인 행동뿐 아니라,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려는 내면의 강인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저는 일본에서 만난 당당한 여성들의 모습을 자주 떠올립니다. 그때의 경험은 저에게도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 주었고,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