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대학 새내기인 타바타 카에데와 아카요시 히사노의 만남과, 오해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강렬한 첫 만남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에서 소심한 타바타 카에데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상대를 불편하게 할까 봐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않고, 남의 의견에 부정도 하지 말자고 결심합니다. 그는 대학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것도, 피해받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 남들도 자신에게 상처 줄 일이 없다고 여기는 그는, 그래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삶의 테마를 갖고 있는 그는, 수업 시간에 엉뚱한 질문을 서슴지 않는 아키요시 히사노를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력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그녀를 바보라고 생각하는 카에데... 사람들과 다른 그녀가 신기하면서도 얽히기 싫어서 멀리하고 있었는데, 식당에서 그녀가 말을 걸어옵니다. 거침없는 그녀는 이런저런 말을 시키며, 같은 동아리에 가입하자고 합니다. 그녀를 피한다 해도 자꾸 마주치게 되는 그는 어느새 히사노와 단짝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에게서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피할 수 없었으며, 그렇게 그들은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더욱 친해졌습니다.
동아리 모아이
이상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버린 히사노는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지만 전부 거절당합니다. 그녀는 둘이서라도 동아리를 만들자고 하지만, 카에데는 내키지 않습니다. 집요한 그녀의 설득에 넘어간 카에데는, '세상을 바꾸는 비밀 결사 모아이'라는 이름까지 만들고, 동아리를 같이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카에데와는 다르게 히사노는 열심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동아리 모아이는 예전의 취지와는 다르게 선후배를 연결해 주는 단순 취업활동 동아리로 변질되었습니다. 취업이 확정된 카에데는 친구 토오스케와 술을 마시다가, 변질된 모아이를 부숴버리기로 합니다. 그는 처음 취지의 모아이로 돌려놓고 싶었습니다. 초창기의 모아이 시절에는 두 사람이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봉사 활동을 하며 동아리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과거 모아이의 히사노와 카에데는 그들의 작은 봉사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느 날 대학원생 와키자카가 부원으로 들어오고, 히사노와 와키자카는 사귀게 됩니다. 그 후 모아이는 점점 알려지면서 부원이 늘어 갔지만, 카에데는 적응 못하고 탈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계속 사이즈가 커진 모아이는 졸업한 선배들과,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교류회도 열고, 캠핑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모아이가 변질되었다고 생각하는 카에데는 친구 토오스케를 잠입시켜 모아이의 실체를 파악하려 합니다. 후배를 통해 모아이에 잠입한 토오스케는 중요한 정보를 캐내고, 그들은 캠핑에도 참여하며 그들의 실체를 캐내려 애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아이 부원과 전화번호를 교환한 후부터 부쩍 스팸메일이 늘어난 사실을 발견한 카에데는, 모아이가 기업에 개인정보 팔고 있다고 학교 게시판에 고발합니다.
결론
카에데의 제보로 발칵 뒤집힌 학교는모아이에게 책임을 묻고, 여러 압력으로 모아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히사노는 카에데에게 모아이를 제보한 이유를 묻습니다. 대화를 하려 했지만 오해가 커진 히사노와 카에데는 서로에게 큰 상처만 남기고 돌아섭니다. 히사노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책임을 지며, 결국 모아이를 해산하기로 결정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카에데는 히사노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다고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모아이를 고발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정보망에 올립니다. 그러나 이미 모아이는 해산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영화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의 테마로 살아가는 카에데에게, 히사노는 너무 적극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둘은 결국 한 방향을 보고 있었음에도 불고하고, 서로를 오해하기 시작하고, 서로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리고 여렸기에 작은 상처에도 아파했던 그들의 청춘이 안타깝습니다. 카에데는 자신과 다른 히사노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무료했던 삶의 활력을 찾았습니다. 카에데가 후회하듯이 그가 조금 더 맘을 열고 히사노와 대화를 했었더라면, 자신의 의견을 내고 모아이를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갔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젊은 날의 실패가 삶의 자양분이 되듯이, 카에데는 이러한 실패의 경험들을 통해 성장해 나갈 것이며, 어느 순간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